이효명 찾기

스승의 날

오늘은 스승의 날. 안훈선생님을 뵙고왔다. 선생님 어디에 계신지 몰라 구글에서 안훈, 수학 이런 저런 검색어를 치다가 안훈 장학사 라고 검색하니 어느 블로그에서 안훈장학사님을 만났습니다 라는 글이 있길래 돌고돌아 서울시교육청에 계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강북삼성병원 바로 뒤에 있는 교육청에 계셨다. 

예쁜 옷 입고 꽃바구니를 들고 문득 찾아간 교육청에 선생님은 반갑게 맞아주셨고 주변 선생님들은 모두들 부러워하시고. 선생님 싱글벙글 으쓱으쓱 자랑스러워해주셔서 기분이 참 좋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아. 이 학교를 그만두어야겠구나. 생각했다. 배우는 것도 어렵고 친구들 사귀기도 어렵고. 뭐 수학은 선행학습도 거의 안 했으니 알아들을 수가 있나. 그래서 금목걸이를 두르고 무섭게 생기신 담임쌤 안훈선생님께 가서. 학교 그만두고 싶다 했더니. 수업 끝나고 스타벅스로 와라. 하시는 거였다.

그때만 해도 스타벅스도 별로 없고 고딩인 나는 가본 적도 없어서 조금 떨리는 마음으로 스타벅스에 가서 앉아있었다. 선생님이 오시고는 이런 저런 이야기. 뭐 같은 학교 안의 여선생님을 좋아하셔서 매일 초코렛을 책상위에 두셨다든가 이런 이야기들을 해주셨다. 

같은 날인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어느 토요일엔 우리집까지 태워다 주셨다. 그 날 비가 많이 왔는데 "비오는 날에는 역시 피아노지!"하시며 화려한 피아노 음악을 들려주셨다. 한강을 지날 땐, 옛날에 한강에서 고민 참. 많이 하셨다고 하시면서.

학교에 있는 것이 너무 싫을 때 조퇴증도 종종 끊어주셨다. 나는 조퇴를 하고 대학생인 것 처럼 대학로를 걸어다니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는 했다.

고2때 친구들이랑 학교 벽 넘어서 도망쳤을 때 정말 거짓말처럼 안훈쌤을 딱 마주쳤는데 선생님 죄송해요~!! 를 외치며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친 우리를 눈감아주셨다.

그토록 다니기 싫던 학교가 지금은 자랑스러운 모교가 되었다. 도망치듯 2학년 1학기 대학에 합격해서 정말 그 뒤로는 놀기삼아 다녔지만. 그래도 그만두지 않고 끝까지 다닌 것이 자랑스럽다. 

그리고 자퇴한다고 찾아온 여자아이를 데리고 스타벅스에 가서 따뜻한 핫초코 한 잔 사주신 선생님이 정말 고맙다. 그래서 나는 기죽지 않고 씩씩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 이제 예쁜 아가씨가 되어서 스승의 날에 찾아뵐 수도 있고 참 기분 좋다.


안훈선생님은 서울시교육청에, 박완규선생님은 광진중학교 교감선생님, 2학년 담임이셨던 김수영선생님은 문정고등학교에 계신다. 박완규선생님도, 김수영선생님도 내게 참 잘해주셨는데. 2학년 조졸 진학하는 애들 추천서는 다 내가 써준거구만. 흐흐. 뭐 그렇다. 조만간 쌤들 더 뵙고 오면 더 써야지. 그리고 우리 구수길 선생님도 지금 내 모습 보셨으면 많이 좋아하셨을텐데.. 그리운 선생님.

이번 스승의 날에도 그 한 달간의 교생실습을 잊지않고 두 명이나 문자를 보내주었다. 고마운 일이다.

by 풍경 | 2012/05/17 15:46 | 트랙백 | 덧글(0)

오늘 아침의 일상

고찐찐이 깨워서 일어났다가. 일어나서 고양이들 한번씩 쓰다듬어 주고 동생님 일어나셨나 돌아보고 어제 꺼내둔 밥솥을 씻어서 일단 쌀을 푸고, 찹쌀도 넣고, 18곡 혼합잡곡도 좀 넣고 슥슥 찬물로 씻어서 밥을 일단 안치고. 이노무시키 고찐찐이 또 이상한 데 오줌을 그거 치우고 이제 설거지를 1차. 도시락 꺼내서 반찬들 넣고 냉장고 열어보니 사과가 있길래 깨끗하게 두 알 씻어서 동생하나 나 하나. 토마토도 꺼내고. 시락국 냄비에 넣고 부글부글 끓이다가 고찐찐 쫑쫑 거려서 의자에 방석깔고 베개도 두고. 취사완료되었습니다. 밥푸고 반찬이랑 국이랑 먹으면서 토마토를 서걱서걱 갈아서 꿀을 듬뿍. 밥먹고 나니 또 설거지가 한 가득 나와서 2차설거지. 깨끗하게 닦아 놓고. 동생님 옷 입는데 이것 저것 봐주다가 나가고 나니 고찐찐도 나간다고 뿅뿅뿅. 고찐찐 데리고 나오니까 날씨는 참 좋고. 옷 대충 걸쳤더니 이상하게 아줌마 같아서 쓸쓸하다가. 디즈이 영화음악 앨범 가져와서 빵빵하게 들으면서 출근. 오페라 보러다니기 좋아했던 과거의 나를 잠깐 생각하다가. 역시 나의 천부적인 재능은 놀기에 있는 것 같다 생각하면서. 출근해서 계속 삽질중. 삽질삽질.

by 풍경 | 2012/04/26 15:10 | 트랙백 | 덧글(0)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